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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선교, ‘원칙 없는 반복’ 안 돼…중장기 동원 방안은?

공수거 2014. 6. 5. 17:59

 

단기선교, ‘원칙 없는 반복’ 안 돼…중장기 동원 방안은?
김민정(atcenjin@newsmission.com) l 등록일:2014-05-16 11:08:06 l 수정일:2014-05-16 17:06:25
단기선교여행 시즌을 앞두고 기존의 방식과 개념에 대한 반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선교한국 파트너스 주최로 열린 단기선교포럼은 단기선교 이후에 대한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다룸으로써 이러한 반성을 공론화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 8일자 기사에 이어, 함께 공유하고 주목할 만한 논의들을 추가로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8일 열린 '단기선교여행 그 이후' 포럼ⓒ뉴스미션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평가를 기록으로 남겨라

단기선교여행 이후의 후속조치에 대해 발표한 황예레미야 목사(그나라선교센터)는 단기사역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선교팀과 구성원, 교회가 공동으로 병행해야 할 과제들을 세부적으로 짚어냈다.

가장 중요하게 부각된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평가 절차 및 이를 상세한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었다.

황 목사는 “정확한 평가와 기억을 위해 반드시 선교여행기와 개인평가서를 작성한 후 하루나 1박 2일 정도 해단식을 겸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갖도록 하라”며 “선교팀원, 교회 내 선교 담당자, 현지사역자의 평가도 함께 종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능하다면 현지인들이 선교팀을 어떻게 바라봤는지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도 반드시 받아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과정은 단기선교로 인한 후유증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개인적인, 공동체적인 문제들과 상처, 선교지에서의 무례함과 잘못된 태도로 인해 현지인들과 팀원에게 끼친 상처 등의 시행착오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평가서에는 신앙적은 측면(개인/공동체), 관계적인 측면(교회/팀 자체/현지), 활동적인 측면(준비/진행/후속사역), 재정적인 측면, 선교 현지의 필요 등 가능하면 세부적으로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는 게 황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사역 평가를 위해서는 각 교단 선교부나 선교전문단체, 선교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보고 자료집 제작, 선교 보고회 개최 등을 통해 교회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적절한 역할과 기능을 모색하는 일이 병행돼야 함을 역설했다.

참가자에 대한 목회적 돌봄과 교육 중요

단기선교 참가자들에 대한 목회적 돌봄과 지속적인 교육도 중요한 과제다. 그 연장선상에서 교회가 장기적인 선교계획을 수립하고 국내 선교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언급됐다.

황 목사는 “단기선교의 목적은 모든 참가자들을 장단기 선교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선교를 위해 평생 동참하며 복무할 수 있도록 선교적 지평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각별한 목회적 돌봄을 통해 참가자들의 진로 상담과 선교교육을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단기선교 참가자들에게 지속적인 선교 모임 참여, 선교 관련 전문단체와의 적극적인 교류 등을 주문했다. 선교는 무엇보다 지속성과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현지에 대한 중보기도와 공부, 도전과 열정의 확인이 계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차원에서는 국내 외국인 유학생 선교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유학생 선교는 타문화로 나가는 것보다 높은 효율성을 가지고 있고, 복음 전도가 법적으로 금지된 나라의 국민에게도 복음을 안전하게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황 목사는 “이러한 접촉은 교회 청년들에게 세계적인 시야와 안목을 갖게 해 주며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성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선교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인 소그룹, 멘토링 선교, 장기선교사 훈련 등의 모델 제시

그런가 하면 박준범 선교사(인터서브코리아)는 보다 창의적인 관점에서 단기선교여행 이후의 선교 모델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선교지에 헌신된 전문인 성도들로 구성된 소그룹 단기선교여행이다. 대략 3~5명으로 구성된 전문인 소그룹으로 하여금 특정 분야에 관한 현지 이슈와 과제들을 정탐하도록 하는 것이다.

박 선교사는 “예를 들어 사회복지 교수나 사회복지 전문가들이 한 국가를 방문해 그 현지의 사회복지 상황과 이슈와 선교적 과제들과 관련한 정탐과 탐사를 갖는 것으로, 어느 전문 영역에나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모델의 장점은 지역교회가 선교지를 위해 장기 선교사와 선교 사역을 해 갈 수 있는 전문성과 연속성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그는 “여름 단기선교팀을 C국 복지 분야 정탐 팀으로 구성한다면 그 나라의 고아 문제, 극빈자의 생활 문제, 복지적 필요 등을 깊게 경험하고 올 것”이라며 “이는 지역교회의 단기선교여행이 장기적인 파송과 사역의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개발국가의 경우에는 ‘전문 영역의 집중 훈련 및 멘토링 선교’가 가능하다.

박 선교사는 “기술과 자원이 없는 저개발국가의 경우 자기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예를 들어 전문의사들의 각종 기술과 지식을 배우기 원하는 현지 의료인들이 많다”며 “현지인들을 단기간 1~2주 훈련해 주고 경험을 전수해 주는 ‘전문 영역 훈련’ 단기선교와, 선교지의 전문 소수자들을 가르치고 멘토링을 해주는 ‘전문인 멘토링’ 단기선교는 그 영향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장기선교사로의 성장을 위한 집중 선교훈련 차원의 단기선교도 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해외 선교에 더 구체적인 청년과 장년들을 대상으로, 장기선교사 진로에 도움을 받기 위한 선교 여행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주요 목적은 자신에 대한, 선교에 대한 vision casting의 성격이 강하다.

이와 관련 박 선교사는 “유럽 교회들의 단기선교 참여자들이 장기 선교사가 되는 통계는 영국 인터서브의 경우 57%로 매우 높다”며 “서구의 단기선교여행은 참여자들이 단발성 경험이나 프로그램 참여의 성격보다는 대단히 장기적인 인생의 참여 측면, 즉 장기적인 준비와 출발을 위한 선교지 탐방과 연구 및 경험 습득을 주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한국교회의 선교 에너지는 크고 많다. 그래서 방향성과 목적성이 중요하다. 자원이 많다고 그 자원이 무원칙적으로 단순하게 반복되는 소비가 돼서는 결코 안 된다”며 “교회 리더들을 위한 선교학적 이슈와 선교 동향 관련 지속적 교육도 교단적으로 선교계 차원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