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26 23:03
다음 달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질 서울시교육감 재(再)선거가 2010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보수 진영 후보 여러 명과 진보·좌파 단일 후보가 경합하는 구도로 짜였다. 26일 마감된 후보 등록에서 진보 진영에선 이수호 전(前) 전교조위원장이 단독으로 등록한 반면 보수 진영은 문용린(서울대 명예교수)·남승희(전 서울시 교육기획관)·최명복(서울시 교육위원)·이상면(서울대 법대 명예교수)씨 등 4명이 등록했다.
2010년에도 친(親)전교조 진영의 곽노현 후보가 34.3%를 얻어 보수 진영의 이원희(33.2%) 후보를 1.1%p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당시 보수 진영은 합쳐서 65%를 득표하고도 후보 6명이 난립하는 바람에 좌파에 교육감 자리를 내줬다.
좌파 진영은 여론조사·배심원단 투표·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이수호씨를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범(汎)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던 이인규 후보는 "보수 세력의 당선을 막아야 한다"며 지난주 후보를 사퇴했다. 민노총 위원장·민노당 최고위원을 거친 이수호 후보는 당선되면 곽 전 교육감의 노선을 이어받아 자율형 사립고를 축소하고 외국어고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해왔다. 보수 진영도 심층면접·추천위원 투표를 거쳐 문 후보로 단일화했으나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남승희·최명복 후보 등이 보수 진영 경선의 불공정을 주장하며 사퇴를 거부했다.
곽 전 교육감은 학업성취도 평가, 자율고 확대, 교원 평가 같은 중앙정부 교육정책을 사사건건 발목 잡아 혼란을 불러왔고,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학교 폭력에 대한 대책 수립은 외면하면서 학생인권조례만 밀어붙였다.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곽 전 교육감의 이념 편중(偏重) 교육정책을 이어갈 것인가 바꿀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다. 그러나 곽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머리를 썩이고 고통을 겪어온 유권자들은 보수 후보 4명의 난립으로 누구를 찍어야 현재의 교육 혼란을 벗어날 수 있을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됐다. 자칭 보수 후보들이 보수 유권자의 선택권을 박탈해버린 셈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