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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훈 목사 '찬송가 수록곡' 서회에 무상 양도

공수거 2013. 6. 15. 19:13

박재훈 목사 '찬송가 수록곡' 서회에 무상 양도
지난 11일 "찬송가 공적 자산으로 회복 기대"하며 양도 서명
2013년 06월 13일 (목) 15:25:54 이현주 기자 

한국 교회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박재훈 목사(91)가 찬송가에 수록된 자신의 저작권 곡에 대해 대한기독교서회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박재훈 목사는 지난 11일 “찬송가가 한국 교회의 공적 자산으로 회복되길 바란다”며 양도계약서에 서명하고 공증을 마쳤다. 박 목사는 “대한기독교서회가 찬송가의 발전과 공공성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박 목사가 서회에 양도한 곡은 총 12곡으로 한국 교회에 익숙한 ‘어서 돌아오오’, ‘지금까지 지내온 것’, ‘눈을 들어 하늘 보라’ 등이다. 박 목사의 곡은 국내 찬송가에 가장 많이 수록됐으며, 지금 교회에서 사용되는 21세기 찬송가에 무려 9곡이 실려 있다.

“찬송가는 개인의 저작물이 아니라 한국 교회 공적 자산”임을 강조한 박 목사는 대한기독교서회의 역사성과 공공성을 이유로 양도를 결정했다.

그는 “한국 교회 공적 연합기관으로 선교 초기부터 100년 넘도록 찬송가를 개발하고 반포해온 서회가 앞으로도 계속 이 같은 일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서회를 통해 찬송가의 공공성이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양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양도가 ‘무상’으로 이뤄진 점에 대해서도 “원래 찬송가에 수록된 곡들은 한국 교회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기증된 곡들”이라며 “찬송가가 특정단체나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교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재훈 목사는 한국 교회음악의 개척자이자 교회사의 산증인으로 최근 오페라 ‘손양원’ 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박 목사는 1922년 강원도에서 태어나 교사를 거쳐 한양대 음대에서 교수로 사역했으며, 서울영락교회와 선명회 합창단, 서울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도 활동했다.

그는 500여 곡의 찬송가와 ‘산골짝에 다람쥐’, ‘어머님 은혜’ 등 각종 동요를 작곡했으며 오페라 ‘에스더’, ‘유관순’ 등을 무대에 올리며 음악의 거장으로 인정받아왔다.

이번에 제4회 한국오페라세스티벌에 선정돼 재공연된 ‘손양원’은 박 목사 나이 90에 완성된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다.

박 목사는 지난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신학을 공부한 뒤 캐나다 토론토 큰빛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했으며, 은퇴 후에도 캐나다에 거주하며 오페라 창작활동에 매진해왔다. 지난 2011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