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일요일 오전 10시,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신정동 양천세무서 인근 '천막 예배당' 안은 찬송이 울려 퍼졌고, 10여 명의 기자는 천막 곳곳에서 촬영에 열을 올렸다. 이날은 614일간 수감 생활을 하고 가석방된 정삼지 목사가 자신을 지지하는 교인들의 예배 장소인 '제자교회 천막 예배당'으로 돌아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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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4일만에 제자교회 천막 예배당으로 돌아온 정삼지 목사가 그를 지지하는 교인들을 향해 축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
예배 설교 후 남동섭 목사의 소개로 앞에 나온 정 목사는 교인들에게 큰절을 하고 복귀 인사를 했다.
"세상의 법은 저를 정죄하고 법으로 저를 가두었으나, 살아 계신 하나님은 여러분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동안 저를 변함없이 인정해 주시고, 내 종이라 사랑해 주시고, 20개월 14일 동안 저를 다듬어 주시고, 새롭게 빚어 주시고… 살려 주셔서 영광스러운 제자교회 강단에 다시 세워 주셨습니다."
정 목사는 자신이 교회로 다시 돌아온 것은 하나님이 자신의 기도에 응답하신 거라고 강조했다.
"제가 그렇게 부도덕하고 나쁜 목사라면 차라리 죽여 달라. (그러나) 쓰실 만한 하나님의 종이라면, 목숨처럼 사랑하는 제자교회로 돌려보내 달라고 기도했다. 새로워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지난 23년 동안 제자교회를 목회하면서 제 속에 (생긴) 더러운 찌꺼기를 주의 보혈로 씻어 달라고 기도했다. 형식적이었고 교만했고 악했던 모든 것들을 뿌리 뽑아 달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이 이제 새로워졌으니 돌아가라고 말씀하시며 저를 돌려보내 주셨다."
제자교회를 향해서는 "'한국교회에 고난이 임박했고, 세상이 너무 혼란하기 때문에 제자교회가 앞장서서 시련을 이길 믿음으로 무장하고 주님의 재림 전에 있을 대부흥을 준비하라' 말씀하셨다"고 했다. 정 목사는 천막 예배당을 세우고 예배하게 된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인간적으로 보면 수치와 부끄러움이지만, 천막 예배당을 통해 부흥한 초기 한국교회처럼 목숨 걸고 기도하며 복음을 전했던 그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제자교회의 부흥을 위해 하나님께서 고난을 주신 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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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8일 오전 10시 제자교회 천막 예배당 모습. 500여 명의 신도들이 정삼지 목사의 복귀를 축하하며 기도하고 있다. ⓒ 뉴스앤조이 이규혁 |
정 목사가 인사말을 전한 20분 동안 천막 예배당은 울음과 웃음과 함성, "아멘" 소리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정 목사는 인사말과 축도 중 몇 번이나 울먹였다. 예배 후 정 목사는 돌아가는 교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맙다",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목사는 "이제 진실하고 정직한 목회자 되기로 다짐했다"며 "부끄럽지 않은 제자교회",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다니는 교회", "진실하게 섬기고 구제하며 선교하는 교회" 등을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교회 재정을 횡령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본당 앞에는 혹시 일어날지 모를 충돌을 대비해 30여 명이 입구를 막아서고 있었다. 이날 정삼지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교회 2층 소예배당에서 예배했다.
▲ 정삼지 목사는 예배 후 돌아가는 교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맙다", "잊지 않겠다"고 인사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