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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폭 깎아주는 이마트 알뜰폰…통신시장 판도변화 예상
공수거
2013. 10. 17. 12:49
입력 : 2013.10.16 18:55 | 수정 : 2013.10.16 20:22
- ▲ /이마트 제공
국내 최대 할인마트인 이마트가 월 40만원 이상 상품을 구입하면 3만5000원의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쇼핑할인 알뜰폰’을 선보였다.
현재 이마트에서 월 40만원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가 약 100만명에 이르고 있어, ‘이마트폰’이 확산될 경우 비싼 요금으로 비판받아 온 기존 통신 3사의 독과점 구조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 이마트 “쇼핑하면 할인되는 통신비” vs 홈플러스 “1초당 1원 요금제”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16일 서울 회현동 본사에서 이마트 제휴 카드로 결제하거나 이마트 상품을 구매할 때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쇼핑할인 알뜰폰’을 발표했다.
알뜰폰이 쇼핑함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것은 처음이라 업계에서는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은 알뜰폰 시장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뜰폰(MVNOㆍ이동통신 재판매)이란 자체 통신망 없이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빌려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이마트의 알뜰폰 업계 진출시도는 대형마트 가운데 홈플러스에 이어 두 번째다. 이마트는 SK텔레콤 망을 빌려 ‘쇼핑할인 알뜰폰’을 17일부터 정식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KT망을 빌려 ‘플러스 모바일 알뜰폰’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이마트는 ‘쇼핑할수록 할인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홈플러스는 ‘1초당 1원 요금제’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각사가 밝히는 이동통신 3사 대비 최대 할인율은 이마트 47%, 홈플러스는 45%로 이마트가 더 크다.
- ▲ /각사 제공
할인 폭은 차이가 크다.
이마트 알뜰폰은 월 최대 7만8000원까지 할인된다. 통신비가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마트에서 장을 자주보는 주부들은 경우에 따라 통신비 무료도 가능해진다. 통신비 무료가 가능한 것은 이마트 알뜰폰 사용자는 크게 제품구매, 신용카드 사용, 광고 참여, 쿠폰 사용을 포함한 4가지 종류의 할인을 모두 중복해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마트와 제휴 맺은 50여개 브랜드 및 5000여개 상품을 구매하는 금액과 횟수에 따라 최대 5만3000원 통신비 할인이 가능하다. 할인 금액과 횟수 제한은 브랜드별로 상이하다. 예를 들어 이마트에서 오뚜기 상품을 1만원 구입하거나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2만원 사면 각각 통신비를 1000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동서식품의 맥심커피를 2만원 구매해도 통신비가 1000원 할인된다. 브랜드 판매에 따른 할인은 브랜드사가 부담한다.
신용카드의 경우 이마트와 제휴된 삼성카드(예를 들어 이마트 모바일 삼성카드2)로 월 30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통신비가 8000원 할인된다. BC카드와 제휴한 이마트 카드로는 월 40만원을 결제하면 통신비가 1만원, 월 80만원 이상 구매하면 1만5000원의 통신비가 할인된다. 카드 실적별 할인은 반드시 이마트에서 결제한 금액을 실적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 결제한 것이든지 상관없다. 이마트와 제휴된 카드를 1000원 결제할 때마다 신세계포인트가 1점 적립되는 것 또한 통신비 할인과 별개로 쌓인다. 이 외에도 쇼핑할인 알뜰폰 애플리케이션을 휴대폰에 깔고 광고에 참여하면 추가로 최대 5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매장에 비치된 제품 할인 쿠폰으로도 통신료를 최대 5000원 절감할 수 있다. 이마트는 만약 할인받는 금액이 실제 통신비보다 많으면 남은 금액만큼 이마트ㆍ신세계백화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세계 포인트로 돌려준다.
이마트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40만원을 이마트에서 사용하면 통상 제휴 맺은 브랜드 구매에 따른 통신비 할인이 2만5000원 정도다. 만약 이마트에 방문했을 때 한번에 10만원씩 월 4번 구매하는 주부가 있다고 가정하면 통신비를 2만5000원 할인 받게 된다. 여기에 이마트와 제휴한 신용카드를 사용처와 상관없이 40만원 이상 쓰면 통신료가 1만원이 추가 할인돼 이 경우 총 3만5000원의 통신비를 절감하게 된다. 통신비가 많이 나오지 않는 주부들의 경우 통신비가 무료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경우에도 카드 제휴사 할인이 있다. 플러스모바일 삼성카드2 자동이체 신청시 월 통신요금을 8000원 할인해준다. 또한 통신요금의 1%를훼밀리카드 포인트로 적립해줘 홈플러스에서 사용할 수 있다.
통신료 할인을 내세운 이마트와 반대로 홈플러스는 할인제도가 많지는 않지만 ‘1초당 1원 요금제’ 등 특색있는 요금제를 강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음성통화료가 1초당 1원으로 이통사(1초 1.8원)보다 40% 이상 저렴하다”며 “보험과 금융사업을 연계한 홈플러스 신유통 서비스로 플러스 라이나 헬스 요금제의 경우 라이나 생명보험과 제휴해 종합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매에 따른 통신료 할인은 검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 ▲ /각사 제공
◆ 기존 알뜰폰 단점 극복...이통3사 위협하는 강자될듯
이마트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기존 통신시장을 과점하면서 비싼 요금을 받아 온 이통3사에게도 위협이 될 전망이다.
이통3사는 3G에서 LTE, LTE-A와 광대역 LTE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고도화와 함께 요금제 수준도 점차 높였다. 이에 따라 이통3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은 계속 높아졌다. 2010년에는 약 3만원이었던 평균 ARPU가 2013년 2분기에는 3만3000원대까지 오른 것.
심지어 최근 '대세 요금제'로 등극한 망내외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ARPU가 5만원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구분없이 음성통화를 하는 것이 6만원대 후반 요금제 이상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월 6만9000원인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쓰고 단말기 할부금 등을 더하면 통신요금은 9만원대에 이르게 된다. 4인가족 모두가 같은 요금제를 쓸 경우 가계통신비가 40만원을 쉽게 넘는다.
이처럼 고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찾아볼 수있는 유통망과 최신폰 보유, 보조금 혜택, 약정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알뜰폰보다는 이통3사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마트 알뜰폰의 경우 이통3사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 기존 알뜰폰의 취약점이었던 다양한 단말기, 부족한 유통망, 보조금 등을 다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마트 알뜰폰은 이통3사보다 더 다양한 단말기 종류를 갖췄다. 이통3사는 고가의 최신폰 위주이지만 이마트 알뜰폰은 최신폰을 비롯해 3G피쳐폰, 중고폰 등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 또한 이통3사에 버금가는 유통망을 갖고 있어 가입이 편리하며 소비자들은 평소 하던 쇼핑을 그대로 하면 저절로 통신요금이 할인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이마트 포인트카드를 가진 소비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이중 월 40만원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는 약 100만명에 이른다. 이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될 경우 순식간에 가입자 100만~200만명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소비자들에게 그동안 즐겨찾던 대형마트들 까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며 업계 관계자들은 알뜰폰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편에서는 기존에 알뜰폰 사업을 진행해온 중소 업체들이 반발한 것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