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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호봉제 어떻게 개선하나 A: 40代중반부터 호봉 상승률 낮춰 停年 연장

공수거 2014. 3. 20. 21:05

Q: 호봉제 어떻게 개선하나 A: 40代중반부터 호봉 상승률 낮춰 停年 연장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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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3.20 03:02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 Q&A]

    -개편 어떻게 이뤄지나
    우선 호봉 상승방식 개편하고 장기적으로 직무·직능급 전환

    -직장인들의 손익은
    65세 호봉 상승률 60% 수준 '가늘고 길게' 근무할 수 있어

    고용노동부가 19일 배포한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은 앞으로 기업 노사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60세 정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작년 12월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등 임금체계 격변기인데, 기업들이 어떻게 할지 몰라 혼란을 겪고 있어 매뉴얼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Q: 기존 연공급의 부작용은.

    A: 과거 고도성장기엔 근속연수가 늘수록 생산성, 업무 숙련도가 상승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연공급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임금체계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2011년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입 근로자와 30년 이상 근무자의 임금 격차는 3.3배로 독일(2.0배)·이탈리아(1.5배)·프랑스(1.3배)보다 훨씬 높았다. 이 같은 연공급 체계에서는 갈수록 기업 부담이 늘어나 60세 정년 보장도 어렵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 정년 평균은 58.6세이나 체감 정년은 53세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업이 고령자 고임금을 감당할 수 없어 조기 퇴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업종별 임금체계 개편 모델.
    Q: 그럼 어떻게 개편하자는 것인가.

    A: 우선은 기본급 인상률을 낮추고 성과에 따른 호봉 상승 방식을 도입하는 등 호봉 체계를 재설계하자는 것이다. 그다음 장기적으로 임금체계를 직무급·직능급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생각이다.

    Q: 정부 호봉제 개편안을 35세에 월급 350만원 받는 직장인에게 적용해보면.

    A: 40대에 평균승급액(100%)을 받는 것을 기준으로, 25세까지는 평균승급액의 90%, 35세까지 110%, 45세까지 100%, 이후 55세까지 80%, 65세까지 60% 정도의 호봉 상승이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임금의 급격한 상승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4대 중반 이후 임금 상승을 완만하게 해서 그 여력으로 정년 연장을 하자는 것이 정부 취지다. 박화진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굵고 짧은) 연공급 대신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을 노사가 고민해보라는 제안"이라며 "다만 40대 중반 이후 자녀 교육비 등으로 쓸 곳이 늘어나는데 임금 상승이 완만해지는 것은 우리도 딜레마"라고 말했다.

    Q: 직능급·직무급 어떻게 도입하나.

    A: 장기적인 과제로 제시한 것으로, 직능급은 일하는 데 필요한 지식·기술 등 '능력'을 평가해 임금을 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예시로 일의 난도 등에 따라 임금 등급을 결정한 뒤, 근로자의 업무 숙련도(1~9점), 학력(8~15점), 경력(1~10점) 점수에 따라 임금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직무급은 과장·부장 등 '업무'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나라 임금체계. 국가별 생산직 30년 경력자와 신규 입사자 임금 격차 비교.
    한편 정부가 내놓은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에 대해 노사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은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노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사안인데, 정부가 시의적절하게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노총은 "고령자 임금을 깎아 사용자 이윤을 보장하려는 편향적인 내용"이라며 "정부 주장대로라면 정년까지 꾸준히 호봉이 올라가는 (공무원) 자신들의 임금체계부터 확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한마디로 저임금 체계를 확산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며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 비중이 높아지자 성과 경쟁으로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그들의 임금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은 "직능·직무급은 중소기업 근로자, 비정규직도 비슷한 일을 하면 비슷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이므로 노조가 막무가내로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연공급(年功給·호봉제)

    근속이나 나이 기준으로 승급(높은 호봉으로 오르는 것)하고, 고정적인 상여를 지급하는 임금체계.

    ☞직능급

    학력이나 경력, 업무 숙련도에 따라 임금을 달리 주는 체계. 기존 임금체계와 유사해 큰 변화 없이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직급이 높은 근로자가 많은 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커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 부담이 여전히 증가한다는 것이 단점.

    ☞직무급

    나이, 성별, 학력, 고용형태 등에 상관없이 똑같은 일을 하면 똑같은 임금을 주는 체계. 가령 A라는 일을 20세가 하든, 60세가 하든 똑같은 임금을 주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