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시사, 뉴스

--- 치솟는 수입車 보험수리비… 국산車 운전자에 덤터기

공수거 2013. 8. 19. 16:25

[오늘의 세상] 치솟는 수입車 보험수리비… 국산車 운전자에 덤터기

  • 김시현 기자
  •  

    입력 : 2013.08.19 01:05

    수입차, 보험료는 국산의 1.5배… 수리비는 3배 넘어…
    보험사가 수입차서 본 赤字, 국산차에 부담 떠넘기는 셈

    
	상위 5개 손보사가 지급한 보험금 비교 표
    국산 중형차를 모는 김지은(35)씨는 최근 수입차 벤츠와 접촉 사고를 냈다. 수리비가 600만원이나 나왔다. 자기 과실이 30%밖에 안 됐지만, 부품 값이 비싸고 수리 기간 중 차량 렌트 비용까지 부담하니 금액이 커졌다. 보험 처리를 하니 보험료가 3년간 20%나 할증되게 됐다. 김씨가 만약 비슷한 가격대의 최고급 국산차와 같은 사고를 냈다면 수리비는 100만원에 그치고, 보험료는 할증되지 않는다. 김씨처럼 수입차와 사고를 일으켰다는 이유만으로 큰 손해를 보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입차 급증하며 자동차 보험 손해율 급등

    수입차 등록 대수가 가파르게 늘어나 5월 말 기준으로 77만대에 이른다. 우리나라 전체 차량의 6%에 해당된다. 그런데 수입차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2분기(4~6월) 중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3%로, 전년 동기 대비 6%포인트나 높아졌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이 비율이 70% 후반을 넘어서면 보험사는 적자가 난다. 보험사들은 2분기 중 자동차보험 영업에서 1648억원의 적자(전년 같은 기간엔 282억원 흑자)를 봤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수입차가 늘면서 보험금 지급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손해율 비교 통계가 있는 2007~2009년 사이, 수입차의 손해율은 69.3%에서 90.8%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국산차 손해율은 69.5~72.9%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보험 통계를 관리하는 보험개발원은 '국산차 보유자들이 보험료 면에서 손해를 본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2009년 이후엔 비교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 추세를 보면 수입차와 국산차 간 손해율 격차는 여전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상위 5개 손보사가 수입차에 지급한 보험금은 6541억원으로, 전년보다 25%나 늘어난 반면, 국산차에는 2조9523억원을 지급,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입차, 국산차 보유자들의 보험료 부담 끌어올려

    문제는 수입차는 사고 발생 시 받는 보험 혜택보다 저렴한 보험료를 내고 있고, 그 부담은 국산차 소유자들이 분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소유자가 내는 보험료는 같은 가격대의 국산차 소유자가 내는 보험료의 1.4~1.6배 정도다. 반면 사고당 수리비는 수입차가 평균 292만원으로, 국산차(88만원)의 3배가 넘는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수입차 보험료를 올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담합으로 비칠 우려가 있고, 고객 이탈 위험 때문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 이득로 상무는 "손해율에 걸맞게 수입차의 보험료를 현실화하든지, 수입차 수리비를 줄여 보험금 지급액을 지금보다 낮추는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